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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치료

중환자실 환경에서 음악 치료가 정신 건강 회복에 미치는 영향 연구

by Everything know 2025. 4. 13.

1. 중환자실 환경이 환자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중환자실(ICU, Intensive Care Unit)은 생명에 위협이 있는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공간으로, 환자들의 생리적 안정을 위한 첨단 장비와 24시간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은 신체적 치료 중심 구조에 치우쳐 있어, 환자의 정서적·심리적 상태가 간과되기 쉽다. 실제로 ICU에 입원한 환자들은 높은 확률로 혼란, 불면, 극심한 불안, 공포, 고립감 등을 경험한다. ICU 환경의 특성상 환자들은 소음, 인공조명, 불규칙한 수면 주기, 의료진의 잦은 접촉 등으로 인해 신체적 회복 외에도 정신적 불안정 상태에 놓이기 쉽다. 특히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장시간 인공호흡기나 기계 장비에 의존하는 환자는 심리적 고통, 무기력감, 감각 단절 상태에 놓이며, 이는 ICU 후 증후군(Post-ICU Syndrome)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의료진은 비약물적·비침습적 방법으로 환자의 정서적 안정과 심리 회복을 도울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음악 치료인 것이다. 음악은 청각을 통한 감각 자극으로 심리 안정, 자율신경계 조절, 통증 완화 등을 유도할 수 있으며, ICU 환경에서도 무해하고 효과적인 감정 조절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중환자실 환경에서 음악 치료가 정신 건강 회복에 미치는 영향 연구

2. 음악 치료의 생리·심리적 작용 기전: 중환자에 적합한 특성

음악 치료는 뇌와 신경계에 작용하여 정서 안정, 통증 완화, 생리적 안정 상태 유도에 기여하는 치료 기법이다. 음악은 청각 피질을 통해 전달되어,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amygdala)와 쾌감을 유도하는 측좌핵(nucleus accumbens), 스트레스 조절을 담당하는 시상하부(hypothalamus) 등을 자극한다. 이는 환자의 심박수 감소, 호흡 안정, 혈압 조절, 코르티솔 수치 저하 등과 같은 생리적 반응으로 이어진다. 특히 ICU 환자에게 음악 치료가 효과적인 이유는 비언어적 감정 표현 수단이라는 점 때문이다. 대부분의 ICU 환자는 기도삽관, 산소호흡기, 근이완제 사용 등으로 인해 말로 감정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때 음악은 내면의 감정 상태를 안정시키고 외부 자극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안전한 자극이 된다. 또한 음악 치료는 감각 단절을 해소하고 외부 세계와의 연결감을 회복시키는 데에도 유효하다. 중환자들은 장시간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주변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현실감각이 흐려지기도 한다. 이때 음악은 과거의 기억, 익숙한 리듬, 특정한 감정과 연결되며 자기 정체성 유지 및 현실 인식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런점에서 음악 치료는 중환자에게 필요한 비침습적, 저자극성, 정서지향적 치료법으로 매우 적합하며, 중환자실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3. 실제 적용 사례와 연구 결과: ICU 내 음악 치료의 효과 입증

음악 치료의 중환자실 적용은 최근 다양한 연구와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검증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에서는 심장 수술 후 ICU에 입원한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클래식 음악 청취 그룹이 일반 그룹에 비해 평균 심박수는 12bpm 감소, 수축기 혈압은 15mmHg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 본인이 보고한 불안감 척도도 눈에 띄게 낮아졌다. 국내에서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중환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음악 치료 프로그램이 시행되었다. 환자들은 입원 후 하루 1~2회, 30분씩 편안한 선율의 음악을 청취했으며, 수면의 질 개선, 불안 지수 감소, 회복 후 PTSD 발생률이 낮아졌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특히 기도삽관 상태에서 의식이 있는 환자들에게 음악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서적 안정감을 유도하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했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음악 치료가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의 업무 스트레스 완화와 환자 모니터링 시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음악이 병원 전체의 치료 환경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음악 치료는 중환자의 정서 안정뿐 아니라 전반적인 회복 속도, 약물 사용량 감소, 병원 체류 기간 단축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고 과학적인 치료 전략이다.

4. 중환자실 내 음악 치료의 실현 가능성과 향후 과제

음악 치료는 중환자실에서 비교적 손쉽게 적용 가능한 치료이지만, 아직까지는 제도화와 프로토콜 정립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음악을 단순히 배경음으로 틀어주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치료 목적에 따른 정밀한 음악 선택과 전문 치료사의 개입이 부족한 상황이다. 향후에는 환자의 질환 특성, 생리적 반응, 문화적 선호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음악 치료 프로토콜이 구축되어야 하며, 의료진과 음악 치료사의 협업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또한, AI 기반 생체 신호 감지형 음악 추천 시스템, 웨어러블 연동 음악 피드백 기술, 가상현실을 활용한 몰입형 음악 환경 등도 중환자 치료에 접목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확장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환자에게도 인간적인 감정 회복과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인식 전환이다. 음악 치료는 그들의 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는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보완적 치료법이며, 향후 ICU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